응급처치: 기도, 호흡, 순환 (ABC) 확인 및 대처 방법
응급 상황 발생 시, 생명을 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대처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응급처치 원칙은 기도(Airway), 호흡(Breathing), 순환(Circulation) 즉, ABC를 확인하고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이며,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ABC 확인 방법과 각 단계별 대처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1. 상황 평가 및 안전 확보
응급 상황 발생 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주변 상황을 평가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환자에게 접근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확인하십시오.
* **현장 안전:** 사고 현장이 안전한지 확인합니다. 교통사고, 화재, 감전 등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없는지 주의 깊게 살핍니다. 위험 요소가 있다면 환자를 안전한 장소로 옮기거나, 119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합니다.
* **개인 안전:** 응급처치를 제공하는 본인의 안전도 중요합니다. 필요한 경우 보호 장비(장갑, 마스크 등)를 착용합니다. 감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추가적인 부상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 **환자 상태 파악:** 환자의 의식 상태, 나이, 성별 등을 파악합니다. 환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가능한 정보를 수집하여 119에 전달합니다.
## 2. 의식 확인 (Level of Consciousness)
환자에게 접근하여 의식을 확인합니다. 의식 확인은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첫 번째 단계이며, 이후 응급처치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반응 확인:** 환자에게 큰 소리로 말을 걸거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반응을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괜찮으세요?”, “눈을 떠보세요.” 등의 질문을 던져봅니다.
* **반응 종류:** 환자의 반응은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 **정상 반응:**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거나, 지시에 따르는 경우.
* **혼돈 상태:** 질문에 엉뚱하게 대답하거나, 방향 감각을 상실한 경우.
* **통증 반응:** 질문에 반응하지 않지만, 통증 자극(예: 어깨뼈 누르기)에 신음 소리를 내거나, 몸을 움직이는 경우.
* **무반응:** 어떠한 자극에도 반응하지 않는 경우.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준비해야 합니다.
## 3. 기도(Airway) 확인 및 개방
의식이 없는 환자의 경우, 혀가 뒤로 젖혀져 기도를 막을 수 있습니다. 기도를 개방하여 공기가 폐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도 폐쇄 원인:** 의식이 없는 환자는 혀 근육이 이완되어 혀가 뒤로 젖혀지면서 기도를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구토물, 혈액, 이물질 등이 기도를 막을 수도 있습니다.
* **기도 개방 방법:**
* **머리 젖히고 턱 들어올리기 (Head-tilt/Chin-lift):** 한 손으로 환자의 이마를 누르고, 다른 한 손으로 턱을 들어올립니다. 이 방법은 목 부상 가능성이 없는 경우에 사용합니다. 목 부상 가능성이 있는 경우(예: 교통사고, 추락사고)에는 목을 움직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턱 들어올리기 (Jaw-thrust):** 환자의 머리를 고정하고, 양 손으로 턱뼈 각진 부분을 잡고 턱을 들어올립니다. 이 방법은 목 부상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적합합니다. 턱을 들어올릴 때 목이 과도하게 꺾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기도 내 이물질 제거:** 기도를 개방한 후, 입안에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물질이 보이면 손가락으로 제거하거나, 흡인기를 사용하여 제거합니다. Blind finger sweep (보지 않고 손가락을 넣어 훑어내는 방법)는 이물질을 더 깊숙이 밀어 넣을 위험이 있으므로, 숙련된 구조자가 아니라면 권장하지 않습니다.
## 4. 호흡(Breathing) 확인
기도가 확보되었다면, 환자가 스스로 호흡하는지 확인합니다. 호흡은 횡격막과 흉곽 근육의 움직임에 의해 이루어지며, 정상적인 호흡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입니다.
* **호흡 확인 방법 (Look, Listen, and Feel):**
* **보기 (Look):** 환자의 가슴과 배가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지 관찰합니다. 호흡 곤란이 있는 경우, 가슴과 배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이거나, 갈비뼈 사이가 움푹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듣기 (Listen):** 환자의 코나 입에 귀를 가까이 대고 숨소리를 듣습니다. 쌕쌕거리는 소리, 그르렁거리는 소리, 코골이 소리 등 비정상적인 호흡음을 확인합니다.
* **느끼기 (Feel):** 환자의 코나 입에 뺨을 가까이 대고 숨결을 느낍니다. 숨결이 느껴지지 않거나, 매우 약한 경우 호흡 부전을 의심해야 합니다.
* **호흡 평가:** 10초 동안 호흡 횟수를 세어 분당 호흡수를 계산합니다. 정상적인 성인의 분당 호흡수는 12~20회입니다. 호흡이 너무 빠르거나 느린 경우, 호흡 부전이나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 **무호흡 시 대처:** 환자가 호흡하지 않거나, 비정상적인 호흡(예: 헐떡거림)을 보이는 경우 인공호흡을 실시합니다.
## 5. 인공호흡(Rescue Breathing)
환자가 스스로 호흡하지 못하는 경우, 인공호흡을 통해 산소를 공급해야 합니다. 인공호흡은 환자의 폐에 공기를 불어넣어 혈액 내 산소 농도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 **인공호흡 방법:**
* **마스크 사용:** 가능하면 일회용 인공호흡 마스크를 사용합니다. 마스크를 환자의 얼굴에 밀착시키고, 한 손으로 마스크를 고정하고 다른 한 손으로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올립니다.
* **입 대 입 인공호흡:** 마스크가 없는 경우, 환자의 입을 막고 코를 막은 후 입으로 불어넣습니다. 감염 예방을 위해 손수건이나 천을 환자의 입에 덮고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인공호흡 횟수:** 성인의 경우 5~6초마다 1회, 소아의 경우 3~5초마다 1회 인공호흡을 실시합니다. 각 호흡 시 가슴이 약간 올라올 정도로만 불어넣습니다. 너무 세게 불어넣으면 위장으로 공기가 들어가 구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인공호흡 시 주의사항:**
* **기도 유지:** 인공호흡 시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머리를 젖히고 턱을 들어올린 자세를 유지합니다.
* **가슴 움직임 확인:** 인공호흡 시 가슴이 올라오는지 확인합니다. 가슴이 올라오지 않으면 기도가 막혔거나, 인공호흡 방법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구토 주의:** 인공호흡 중 환자가 구토하면 즉시 옆으로 돌려 기도를 확보하고, 구토물을 제거합니다.
## 6. 순환(Circulation) 확인
호흡이 확보되었다면, 환자의 혈액 순환을 확인합니다. 혈액 순환은 산소와 영양분을 신체 각 조직으로 운반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 **맥박 확인:**
* **경동맥 (Carotid Artery):** 목의 측면, 턱 아래에서 흉쇄유돌근(목빗근) 안쪽으로 손가락 두 개를 대고 맥박을 확인합니다. 10초 동안 맥박수를 세어 분당 맥박수를 계산합니다.
* **요골 동맥 (Radial Artery):** 손목 안쪽, 엄지손가락 쪽에 손가락 두 개를 대고 맥박을 확인합니다.
* **맥박 평가:** 정상적인 성인의 분당 맥박수는 60~100회입니다. 맥박이 너무 빠르거나 느린 경우, 맥박이 약하거나 불규칙한 경우 순환 부전을 의심해야 합니다.
* **피부색 확인:** 환자의 피부색을 확인합니다. 창백하거나 푸르스름한 피부색은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음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 **모세혈관 재충전 시간 (Capillary Refill Time):** 손톱이나 이마를 5초 동안 눌렀다가 뗀 후, 원래 색깔로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합니다. 정상적인 모세혈관 재충전 시간은 2초 이내입니다. 2초 이상 걸리는 경우 혈액 순환이 느리거나 쇼크 상태임을 의심해야 합니다.
## 7. 심폐소생술(CPR)
환자가 맥박이 없거나, 매우 약한 맥박만 있는 경우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작합니다. 심폐소생술은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을 통해 혈액 순환을 유지하고, 뇌 손상을 예방하는 응급처치입니다.
* **가슴 압박 위치:** 가슴뼈(흉골) 아래쪽 절반 부위에 손꿈치를 댑니다. 다른 손을 그 위에 겹쳐 잡고,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합니다.
* **가슴 압박 방법:** 팔꿈치를 곧게 펴고, 어깨 힘을 이용하여 가슴을 5~6cm 깊이로 압박합니다. 압박 후에는 가슴이 완전히 이완되도록 합니다.
* **가슴 압박 속도:** 분당 100~120회의 속도로 압박합니다. “하나, 둘, 셋…” 하면서 일정한 속도로 압박하는 것이 좋습니다.
* **가슴 압박 대 인공호흡 비율:** 성인의 경우 30:2, 소아의 경우 15:2 비율로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을 번갈아 실시합니다. 단,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 가슴 압박만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 **심폐소생술 지속:** 119 구급대원이 도착하거나, 환자가 의식을 회복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지속합니다. 심폐소생술은 매우 힘들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과 교대로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 8. 추가적인 응급처치
ABC 확인 및 유지, 심폐소생술 외에도 추가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 **출혈:** 출혈 부위를 직접 압박하여 지혈합니다. 깨끗한 천이나 거즈를 사용하여 출혈 부위를 강하게 누릅니다. 출혈이 심한 경우, 압박 붕대를 사용하여 압박합니다.
* **골절:** 골절 부위를 부목으로 고정합니다. 부목은 골절 부위를 안정화시키고, 추가적인 손상을 예방합니다. 부목이 없을 경우, 신문지나 판자 등을 이용하여 고정할 수 있습니다.
* **화상:** 화상 부위를 흐르는 물에 10분 이상 식힙니다. 물집이 생겼을 경우 터뜨리지 않고, 깨끗한 천으로 덮어 보호합니다.
* **쇼크:** 쇼크 상태의 환자는 다리를 약간 높여 눕히고, 담요 등으로 보온합니다. 쇼크는 혈액 순환이 급격히 감소하여 발생하는 응급 상황이며, 신속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 9. 119 신고 및 상황 전달
응급 상황 발생 시, 즉시 119에 신고하여 도움을 요청합니다. 119 신고 시 다음과 같은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 **사고 발생 장소:** 정확한 주소와 주변 건물, landmarks 등을 알려줍니다.
* **사고 종류:** 교통사고, 화재, 익수 사고 등 사고의 종류를 알려줍니다.
* **환자 상태:** 환자의 의식 상태, 호흡 상태, 맥박 상태 등 환자의 상태를 알려줍니다.
* **응급처치 내용:** 현재까지 실시한 응급처치 내용(예: 심폐소생술, 지혈 등)을 알려줍니다.
* **신고자 정보:** 신고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줍니다.
## 10. 지속적인 관찰 및 기록
응급처치를 제공하는 동안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변화를 기록합니다. 환자의 의식 상태, 호흡 상태, 맥박 상태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특이 사항이 발생하면 즉시 119에 알립니다. 응급처치 내용은 구급대원에게 전달하여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도록 합니다.
## 결론
응급 상황에서 ABC(기도, 호흡, 순환)를 확인하고 유지하는 것은 생명을 구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 설명한 내용들을 숙지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침착하게 대처한다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응급처치 교육을 이수하고,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감 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꾸준히 연습하고 준비하십시오.